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리니

2025. 3. 14. 13:22대순회보


교무부 이은희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를 짜 놓았으니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또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의 뱃속에 출입케 하여 그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리니 이는 비록 말뚝이라도 기운을 붙이면 쓰임이 되는 연고니라. 오직 어리석고 가난하고 천하고 약한 것을 편이하여 마음과 입과 뜻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죄를 조심하고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 부하고 귀하고 지혜롭고 강권을 가진 자는 모두 척에 걸려 콩나물 뽑히듯 하리니 묵은 기운이 채워 있는 곳에 큰 운수를 감당키 어려운 까닭이니라. 부자의 집 마루와 방과 곳간에는 살기와 재앙이 가득 차 있나니라. (교법 3장 4절)

위 성구는 교화와 도담에서 자주 언급되는 구절이다. 전체 흐름을 보면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는 공사와 함께 사람도 고쳐 쓰시겠다는 내용이다. 이런 맥락에서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신다’라고 하신 것은 사람을 고치는 공사로 이해해 볼 수 있다.01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시겠다는 깊은 뜻을 우리가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어지는 구절에서 “모든 죄를 조심하고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라고 하신 경계의 말씀을 통해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상제님께서 쓰시고자 하는 사람에게 바라시는 실천 사항으로 이해된다.

보통 체질과 성격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유한 성질이라 할 수 있다.02 일설에는 우리가 음식을 바꾸고 의학의 도움을 받거나 마음 자세를 바꾸려 노력하면 체질이나 성격을 개선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와 달리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고유한 특성으로서의 체질은 유전자와 관련되어 있어서 혈액형처럼 평생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03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성격도 유전적 영향이 강해서 15세 이후에는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이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예의범절, 매너, 경청하는 태도 등 사회적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04

그러나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바꾸기 어려운 체질과 성격까지도 신명으로 하여금 뱃속에 드나들게 하여 사람을 고쳐 쓰시겠다고 하셨다. ‘뱃속’은 ‘마음’을 달리 이르는 말이므로05 사람의 마음에 신명을 출입하게 하여 고쳐 쓰신다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신명이 어떻게 출입해서 고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사람이 고쳐지는 방향은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상제님의 공사를 받들었던 박공우의 일화는 이에 관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다음 일화는 박공우가 상제님을 처음 뵈었을 때의 일이다.06

상제께서 천원(川原)장에서 예수교 사람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 가슴뼈가 상하여 수십 일 동안 치료를 받으며 크게 고통하는 공우를 보시고 가라사대 “너도 전에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뉘우치라. 또 네가 완쾌된 후에 가해자를 찾아가 죽이려고 생각하나 네가 전에 상해한 자가 이제 너에게 상해를 입힌 측에 붙어 갚는 것이니 오히려 그만하기 다행이라. 네 마음을 스스로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 그러면 곧 나으리라.” 공우가 크게 감복하여 가해자를 미워하는 마음을 풀고 후일에 만나면 반드시 잘 대접할 것을 생각하니라. 수일 후에 천원 예수교회에 열두 고을 목사가 모여서 대전도회를 연다는 말이 들려 상제께서 가라사대 “네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하여 열두 고을 목사가 움직였노라” 하시니라. 그 후에 상처가 완전히 나았도다. (교법 3장 12절)

이 일은 박공우가 자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지은 척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을 바꾼 후 척이 풀리며 완쾌된 것으로 보인다. 상제님께서 복수를 벼르던 그에게 그의 척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를 알려 주시며 자신을 돌아보고 감정을 풀어 복수심에 또 다른 척을 짓지 않게 이끌어 주신 사례이다. 박공우가 평소의 성격대로라면 당하지만 않고 복수를 했을 것이나 상제님의 가르침 덕분에 마음을 풀고 가해자에게 오히려 잘 대접하려는 마음 자세를 가짐으로써 성격이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07 『전경』에는 상제님의 말씀에 따라 체질과 성격을 고친 사례가 발견되는데 둘 다 박공우의 경우이다.

먼저 체질을 고친 사례이다.

공우가 항상 술을 과음하여 주정이 심하거늘 하루는 상제께서 공우를 불러 가라사대 “내가 너와 술을 비교하리라” 하시고, 상제께서 술을 많이 권하시다가 갑자기 “너는 한 잔 술밖에 못된다” 하시니 그 뒤로는 공우가 한 잔만 마셔도 바로 취하여 더 마시지 못하였도다.

(행록 4장 50절)

항상 과음하여 주정이 심한 증상이 더 깊어지면 주변 사람들과의 불화나 어려움 등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런데 “너는 한 잔 술밖에 못된다”라는 상제님 말씀 이후로 항상 술을 과음하여 주정이 심하였던 박공우는 한 잔만 마셔도 바로 취하여 더 마시지 못하였다. 술을 많이 마시는 체질에서 한 잔밖에 못 마시는 체질로 바뀐 것이다. 상제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앞뒤 정황을 헤아려 보면 박공우가 단순히 과음해서가 아니라 심한 술주정으로 척을 지을 수 있어서 그의 체질을 고쳐 ‘척을 짓지 않도록’ 하시려는 뜻도 있으셨을 것이다.

다음은 성격을 고친 사례이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박공우는 체격이 좋고 힘이 세며 시장에서 질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기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질서를 잡는 과정에서 남과 다투며 척을 짓는 상황이 많았을 것 같다. 이런 일은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루는 아내와 다투고 상제님을 찾아왔다가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여 가정에 화기를 잃으면 신명들이 비웃고 떠나간다’라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08 이러한 성질로 인해 다음과 같은 일도 있었다.

또 공우의 성질이 사나워서 남과 자주 다투기에 하루는 상제께서 공우에게 “너는 표단이 있으니 인단으로 갈음하라”고 말씀하시고 난 뒤로는 성질이 누그러지고 남에게 이기려고 하지 않고 다시 다투지 아니하였도다. (교법 2장 31절)

박공우는 상제님의 말씀을 들은 후 척을 짓기 쉬운 사나운 성질에서 척을 짓지 않는 온순한 성질로 바뀌었던 것이다. 전체 맥락을 생각해 보면 상제님께서 인단을 강조하신 뜻은 ‘척을 짓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위 사례들에는 박공우가 복수하려는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 나타나 있으며, 술을 많이 마시는 체질에서 적게 마시는 체질로 변하고, 사나운 성질에서 온순한 성질로 바뀌는 것이 보인다. 공통으로 상제님께서 그를 ‘척을 짓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인도하시고 있다. 그가 상제님을 뵙지 못했더라면 또는 상제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새로운 척을 많이 지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박공우의 사례를 볼 때, 사람이 고쳐지는 것은 척을 짓지 않는 일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리니”라는 구절의 뜻은 이어지는 구절인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고 하신 가르침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척을 짓지 않는 사람을 쓰시겠다’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09 달리 말하면 척을 짓지 않는 것은 상제님의 공사를 받들려는 수도인으로서의 기본자세 중 하나가 아닐까.

선천에서는 사람들이 상극에 지배되어 척을 짓고 그 척을 풀지도 못하는 악순환으로 인해 원한이 가득 차 진멸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해원상생의 원리로 천지공사를 행하셨다. “신계와 인계의 원한을 풀어 주시고 앞으로는 그러한 원한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법리를 마련하여 인간을 개조하여서 세상을 화평되게 섭리”10하신 것이다. 상제님의 공사 덕분에 우리는 원한의 늪에서 벗어나 화평한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되었다.

“척을 짓지 말라”는 상제님의 가르침은 사람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필수적인 실천 사항이다. 따라서 ‘사람의 체질과 성격을 고쳐 쓰신다’라는 말씀에는 해원상생으로 척이 없는 화평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수도를 되돌아보자. “수도를 통해 나는 상제님의 쓰임이 되는 사람으로 고쳐지고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상제님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면서 “내가 과거보다 해원상생을 좀 더 실천하여 척을 덜 짓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면 상제님께서 쓰시려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01 하늘과 땅의 공사와 더불어 사람을 개조하시겠다는 말씀은 교법 3장 1절에서도 발견된다. 상제님께서는 “나는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치고 사람에게도 신명으로 하여금 가슴 속에 드나들게 하여 다 고쳐 쓰리라.”라고도 표현하셨다.

02 사상의학에 의하면 체질을 판정할 때 성격을 고려할 만큼 체질과 성격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또 체질이 그 사람의 성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기도 한다. 박영규, 『체질과 인간유형을 알면 사람 만나는 것이 즐겁다』 (파주: 북하우스, 2006), p.26.

03 장순경, 『32형 체질 분류법과 생약 요법』 (고양: 청우, 2013), pp.14-15 참고.

04 「‘사람은 절대 안 변한다’라는 말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생각」, 사피엔스 스튜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1YKcQfrG4zk; 「나이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게 아니라 사회 능력이 바뀐다?」, O tvN, https://www.youtube.com/watch?v=IYkYUY3NhW0

05 『표준국어대사전』 (서울: 두산동아, 2000), p.2608.

06 박공우가 가슴을 다치고 난 후 상제님을 처음 뵈었는데 이 시기는 1907년 6월(음력)쯤으로 추정된다.

07 언행, 사고방식, 몸가짐 따위의 정신생활의 모든 면에 어느 정도 지속해서 나타나는, 각 개인에게 특유한 감정ㆍ의지ㆍ행동 따위의 경향도 성격이라 한다. 신기철ㆍ신용철 편저, 『새 우리말 큰사전』 (삼성출판사, 1980), p.1869. 이것은 넓은 의미의 성격 개념이다.

08 교법 1장 42절.

09 예시 17절 참조. “이제 말세를 당하여 앞으로 무극대운(無極大運)이 열리나니 모든 일에 조심하여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죄를 멀리하여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 공정(天地公庭)에 참여하라.”

10 『포덕교화기본원리2』, pp.6-7. “상제께서 삼계공사를 행하사 극에 달한 신계와 인계의 원한을 풀어 주시고 앞으로는 그러한 원한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법리를 마련하여 인간을 개조하여서 세상을 화평되게 섭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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